`할아버지-손자 맺어줘요
(서울=연합뉴스) 김병조 기자 = "…저는 할아버지가 계시지 않아요. 그래서 할아버지가 많이 그리워요" (남양주에서 초등학생 최동희)
"…친구가 전학갔다니 서운하겠구나. 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만나게 될거야. 이 편지를 받아볼 때 동희는 뭘하고 있을까" (대구에서 김형조 할아버지)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최동희(10)군은 태어나기도 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할아버지가 있는 친구가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
아들의 마음을 헤아린 부모님은 `청소년-어르신 사랑의 결연운동'을 통해 대구에 사는 김형조 할아버지(75)를 소개해줬고 동희는 8월부터 김 할아버지와 편지를 고 받기 시작했다.
두달여 간 편지를 주고 받으며 동희는 자신이 지은 동시집을 할아버지에게 보냈고 할아버지는 존경하는 위인 이야기와 마을 소식, 어릴 때부터 몸에 익힐만한 좋은 습관 이야기를 들려 줬다.
동희는 "할아버지 편지를 기다릴 때 매우 행복하고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어른께 쓰는 공손한 말씨도 알게 됐다"며 "방학이 되면 할아버지를 꼭 찾아 뵙겠다"고 말한다.
핵가족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요즘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과 교육을 알지못하고 자란 세대를 위해 시작된 `조손(祖孫) 결연운동'이 화제다.
사단법인 범국민예의생활실천운동본부는 올 6월부터 자라나는 청소년과 사회의 어른들을 이어주는 `청소년-어르신 사랑의 조손(祖孫) 결연운동'에 나섰다.
올 6월부터 시도교육청 추천이나 부모의 신청을 받아 전국의 청소년 300여명을 사회의 어르신들과 1대1로 연결해 편지를 주고 받거나 직접 만나는 인연을 맺어줬다.
결연운동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은 정년 퇴임한 교사, 지방 유림, 자원봉사자 등 다양한 계층으로 짜여졌고 전통예절을 가르칠 수 있는 자격증인 `실천예절지도사' 보유자들.
운동본부는 두 세대의 격차를 줄이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청소년 문화교육'도 하고 있다.
운동본부 최창학 본부장은 "전통적으로 어린아이들에 대한 교육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맡아왔는데 요즘은 핵가족화로 가정교육이 사라지고 있다"며 "이제는 사회차원에서 다음 세대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올해 말에는 지금까지 결연한 300쌍의 조손(祖孫) 커플이 한 자리에 모이는 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운동본부는 27일부터 이틀동안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성균관 유도회(儒道會) 창립 60주년기념 범국민 예의생활실천운동 선언대회'를 열고 `사랑의 결연운동' 초청강좌를 개최할 예정이다.
kb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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