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역사드라마 ‘주몽’이 인기리에 방영중이다. 고구려의 건국신화를 그린 ‘주몽’에서 부여국 신녀(神女) 여미을에게 삼족오(三足烏)가 나타나는 장면이 방영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다른 TV드라마 ‘연개소문’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한편 우리나라 새 국새(國璽)의 손잡이로 삼족오가 제안되었다는 말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삼족오는 고구려와 동이족의 고분벽화에 많이 등장하는 문화상징이나, 그 상징성에 비하여 일반인들의 이해는 지극히 낮은 편이다.
삼족오(三足烏)의 오(烏)는 새조(鳥)에서 가운데 선 하나가 빠진 성형문자이다. 오(烏)는 ‘까마귀’라는 풀이 외에 ‘검다’는 의미가 있다. 우리가 오석(烏石)・오옥(烏玉)・오수정(烏水晶)・오골계(烏骨鷄) 등을 이야기할 때, 오(烏)는 까마귀가 아닌 ‘검다’는 뜻이다. 예로부터 검은색과 3의 수는 양(陽)을 의미하고, 날아다니는 조류는 하늘을 상징하였으며, 이 세 가지를 만족시키는 것이 바로 ‘삼족오’로 해(日)를 의미한다. 보통 고대민족은 자신들이 태양 즉 하늘의 후손(천손)이라는 뜻에서 해안에 삼족오를 그려 넣고 자신의 문양으로 삼았다. 그 대표적인 민족이 고구려이다.
삼족오는 태양의 흑점과도 관련이 있다. 흑점 중앙의 가장 검은 부분이 세발달린 검은 새의 모양으로 보인다 하여 삼족오라 한 것으로 여겨진다. 마치 달(月)에 두꺼비와 옥토끼가 산다고 믿은 것과 같은 이치이다. 국어사전에도 ‘까마귀 오’로 잘못 직역된 풀이 외에 ‘태양을 달리 일컫는 말’이라는 해석이 있다. 실제로 ‘검을 오(烏)’가 들어가는 태양을 뜻하는 단어로 일오(日烏)・금오(金烏)・준오(踆烏)・현오(玄烏)・삼족오(三足烏) 등 많은 표현이 있다. 특히 금오(金烏)와 준오(踆烏)는 삼족오를 말하는 다른 명칭으로, 삼족오는 그 자체가 태양이면서 하늘의 신조(神鳥)이기도 하다.
삼족오는 태양에 살면서 태양의 불을 먹고 사는 ‘태양의 전령’으로 전설에 나타나는데, 태양은 바로 하늘과 밝음을 상징한다. 삼족오가 발(足)이 세 개인 것은 천지인(天地人)을 의미하는 만물의 완성체로 하늘과 땅과 사람을 이어주는 ‘신의 전령사’이며, 숭배의 대상이었다. 스스로 하늘에서 내려온 천손이라 자부한 고구려 고분벽화의 이 삼족오가 우리나라 새로운 국새(國璽)의 손잡이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1999년 김대중 정부시절에 만든 ‘3호 봉황국새’에 금이 갔다는 감사원의 발표 이후 국민들이 차기 국새의 손잡이에 이 삼족오를 새기자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는 것은 의미 있다.
고구려 고분벽화에 등장하는 삼족오는 당당하다. 벽화의 삼족오가 왼쪽에는 중국의 황제를 상징하는 용을, 오른쪽에는 제왕의 상징인 봉황을 거느리고 있다. 시기적으로 고구려가 수와 당나라도 치고 겨루며 제국(帝國)을 도모한 우리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때며, 임금을 태왕(太王, 왕中왕/emperor)이라 하였다. 용이 중국의 것이듯 삼족오는 고구려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삼족오는 우리의 기상이며 상징이다. 삼족오는 까마귀가 아닌 태양을 상징하며 하늘의 새이고 ‘세발달린 길조 태양새(검정새)’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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