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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자유인 칼럼 90]우리는 학생이다(5)
글쓴이 최영록 작성일 2005년 04월 03일 20시 44분 29초
E-mail yrock22@naver.com 조회수 1691


어원으로 본 세상(3)

‘죄없는’ 독도가 섬나라 사람들로 인하여 어지럽다. 한마디로 ‘부자나라’ 일본의 억지이며 쌩뚱같은(하는 짓이나 말이 앞뒤가 맞지 않고 엉뚱하다) 수작이다. ‘허튼 수작 부리지마’할 때의 수작말이다. 수작은 원래 酬酌이란 한자어에서 유래된 것으로, 수(酬)는 주인이 손님에게 술을 따르는 것이고, 작(酌)은 답례로 손님이 주인에게 따라주는 것이다. 권커니 자커니 보기좋은 광경이 연출되는 게 수작인데, 이즘에는 좋지 않은 속셈으로 일을 꾸민다는 뜻으로 쓰인다. 사리에 맞지 않거나 쓸데없는 말이나 행동을 욕할 때 쓰는 ‘개수작’도 여기에 연유한 것이리라.
아무튼 독도문제는 감정적으로 대응할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흐지부지하고 유야무야(有耶無耶)하거나 어영부영할 일은 아니다. 자칫하면 국가적으로 낭패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아무 생각없이 되는 대로 행동할 때 쓰는 어영부영은 ‘물고기가 헤엄치는지 거북이 헤엄치는지 모른다’(魚泳龜泳)에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기 싶다. 그러나 이 단어도 ‘을씨년스럽다’처럼 구한말 슬픈 역사속에서 탄생한 말이다. 어영청(御營廳)은 조선조 내내 엄격한 군영이었으나 나라꼴이 어지러운 말기로 오면서 군인들의 군기(軍紀)가 엉망진창이 되었다고 한다. 이를 보고 당시 백성들이 어영청은 군대도 아니라는 뜻으로 ‘어영비영(御營非營)’이라며 비꼰 데서 나왔는데, 이후 어영부영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말이란 이래서 시대상의 반영이기도 하다.
낭패를 보자. 낭(狼)은 앞발이 길고 뒷발은 짧은 이리(늑대보다는 조금 크고 성질이 사나운 산짐승)이다. 패(狽)는 앞발이 짧고 뒷발이 긴 이리로 모두 상상속의 동물이다. 낭은 항상 패를 어부바(어린 아이에게 등에 업히라고 할 때 하는 소리)해야만 몇 발짝이라도 제대로 다닐 수 있다. 그래서 낭패는 항상 같이 다닌다고 한다. 낭은 꾀는 부족하지만 용맹하고, 패는 꾀는 많지만 겁쟁이이다. 한 마디로 둘이 코드가 맞아야 무슨 일이든 된다. 낭패는 준비한 일이 잘 안되거나 꼬이는 것을 가리킨다. 일본과 독도나 어업협정문제등에 현명하게 대처하여 낭패보는 일이 없어야겠다.
어릴 때 아버지에게 혼나면서 가장 듣기 싫었던 욕이 ‘등신같은 놈’ ‘유월버섯’ ‘풍신나네’등이었다. 등신이란 귀신과 같다(等神)는 뜻이나, 이때 귀신(神)은 제웅처럼 짚이나 흙 따위로 만든 사람모양의 형상을 뜻하며 정신이 나가거나 멍청한 사람을 가리킨다. 유월버섯은 보기에 모양은 좋으나 맛이 없음을 빗댄 말로 할 줄 아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말이다. ‘풍신나네‘는 정확한 문헌자료는 없지만 아마도 정명가도(征明假道)를 외치며 조선을 질풍노도처럼 쳐들어온 토요또미 히데요시(豊臣秀吉)에서 유래되었을 것이다. 당시 조선인들이 7년전쟁을 하고도 조선을 먹으려다 못먹고 쫓겨난 풍신수길을 비아냥대었을 것이다. 또한 풍신수길의 용모가 너무나 못생기고 키가 작아 마치 원숭이같았음을 비웃은 데서 나온 말일 것이다. ’저 풍신이...’ ’풍신난 놈’등으로 쓰이고 형편없다는 의미이다.

몇 년 전 어느 노회한 정치인이 신년휘호로 ‘줄탁동기’(줄:입구변에 병정졸 啄同機)를 써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벽암록(碧巖錄)리라는 책에서 나온 말인데, 그 해의 정치현안과 맞물려 너무나 절묘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줄(입구변에 병정졸)은 암탉이 알을 품어 부화할 때 병아리가 껍질을 깨고 밖으로 나오기 위해 안에서 쪼는 것을 뜻하며, 어미닭이 밖에서 알을 깨려고 쪼는 것을 탁(啄)이라 한다. 이 두 가지 행동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껍질이 깨지고 병아리가 태어나게 되는 데, 이를 줄탁동시(줄 啄同時) 또는 줄탁동기라 했다.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해먹는다’는 속담이 있듯이 어떤 일을 꾀할 때 안팎의 관계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야 하는 것이다. 남편과 아내, 아버지와 아들, 선생님과 제자, 장군과 장병, 대통령과 장관, 여당과 야당, 남자와 여자, 형과 아우, 북한과 남한등, 이 모든 쌍방이 이해와 배려로 복잡다단한 문제들을 풀어내어 사랑과 화해의 큰 마당으로 나아가야 한다.

모름지기 사람이라면 경위가 밝아야 하는 법이다. 경위는 경위(涇渭)로도 쓰고 경위(經緯)로도 쓰는데, 먼저 涇渭는 경수(涇水)와 위수(渭水)의 준말로 모두 중국의 강 이름이다. 경수는 강물이 흐리고 위수는 강물이 아주 맑았는데, 강 중간지점에서 두 물줄기가 하나로 합쳐지는데, 물이 서로 섞이지 않아 뚜렷한 경계를 나타내며 흘러간다고 한다. 어떤 사건의 시시비비를 가릴 때 ‘경위가 분명하다’는 말로 쓰인다. 또한 경위(經緯)는 실의 날줄과 씨줄을 가리키는 말이다. 날줄I經)은 옷감을 짤 때 북으로 씨줄이 왔다갔다할 수 있게 베틀에 고정시킨 세로줄을 말하고, 씨줄(緯)은 가로줄로 실 감은 북을 좌우로 왔다갔다한다. 씨줄과 날줄이 서로 엇물려야 한 필의 옷감이 완성된다. 옷감이 만들어지듯 어떠한 일의 전개과정을 경위라고 한다. ‘경위서를 써라’ ‘비리사건에 대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라’등으로 쓰인다. 무슨 일이나 옳다거니 그르다거니 경위를 밝히는 일은 중요하다. 지구의(地球儀)의 가로선과 세로선을 보라. 그게 경도(經度)와 위도(緯度)이다. 경도는 세로줄로, 위도는 가로줄로 공간을 나눈다. 우리나라 38선은 적도(赤道)를 중심으로 북으로 38도에 해당하는 가로선이므로 북위 38도이다. 흔히 ‘저 사람은 경우가 없다’등으로 쓰지만 ‘경위’의 변한 말이다.

금슬이란 무엇인가? 흔히 ‘금슬이 좋다‘며 부부의 정의(情誼)가 유난히 좋은 것을 말하지만, 원래 금(琴)은 줄이 다섯 개쯤 되는 거문고이고, 슬(瑟)은 금(琴)보다 크고 줄이 25개나 되는 악기를 말한다. 고대음악에서는 연주할 때 금과 슬이 조화를 이뤘다고 한다. 그래서 나온 말이 금슬상화(琴瑟相和)니 금슬지락(琴瑟之樂)이다. 그 반대가 금슬부조(琴瑟不調)이다. 금은 일반적으로 크기가 작고 여성이 연주하므로 아내를 뜻하고, 슬은 크기가 크고 남성이 연주하므로 남편을 상징한다. 부조화는 다툼을 낳고 다툼은 결국 비극을 낳는다.

두 자로 된 성어(成語)를 살펴보려니 기린(麒麟)과 봉황(鳳凰) 원앙(鴛鴦)이 떠오른다. 부부 금슬이 좋기로 유명한 원앙의 원은 수컷 새이고 앙은 암컷 새이다. 한번 짝을 맺으면 떨어지는 법이 없고 상대가 죽으면 짝을 그리다 죽는다고 하여 ‘배필새’라고도 한다. 5천년만에 한번씩 세상에 나래를 편다는 전설속의 새가 봉황이다. 봉황은 백조의 왕으로 수컷이 봉이고 암컷이 황이다. 5색 깃털에 우는 소리가 마치 피리소리같다는 새이다. 목이 길어 슬픈 동물원의 기린은 중국인들이 상상으로 그린 상서로운 동물이다. 수컷은 기이고 암컷이 린인데 성군이 이 세상에 나올 전조로 나타난다고 한다. 여기에서 기린아(麒麟兒)가 나왔는데 프로 스포츠에서 말하는 다크호스(dark horse)라고나 할까, 재주나 슬기가 유난히 뛰어난 젊은이를 말한다. 나라에 아주 좋은 일이 있을 때 나타난다는 동물과 새가 기린과 봉황이다. 기린아들이 우후죽순처럼 솟아나고 봉황이 춤추며 날고 기린이 모습을 드러내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벽오동 심은 뜻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실천예절 한마당-경조서식(2)

우리 고래(古來)의 공손한 자세는 두 손을 앞으로 모아 잡는 것으로, 이를 공수(拱手)라 한다. 拱은 손을 가지런히 하거나 손길을 잡는 것을 뜻한다.
공수의 기본동작은 두 손의 손가락을 가지런히 붙여서 편 다음 앞으로 모아 포갠다. 엄지손가락은 엇갈려 깍지 끼고 식지 이하 네 손가락은 포개는 것이다. 아래에 있는 네 손가락은 가지런히 펴고, 위에 있는 네 손가락은 아래에 있는 손의 새끼 손가락쪽을 지그시 쥐어도 된다. 남자는 왼손이 위로 가고,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가게 공수하는 게 원칙이다. 이는 왼쪽이 동쪽이고 동이 양이며 남자는 양(陽)이기 때문이고 여자는 음(陰)이므로 반대로 하는 것이다. 흉사(凶事)시의 공수는 평상시와 반대로 하면 된다. 흉사란 사람이 죽은 때부터 약 백일간을 말하는데 상가의 가족이나 손님, 영결식장, 상을 당한 사람에게 인사를 할 때는 평상시와 반대로 하여야 한다. 흉사는 49재때까지만 흉사이므로 1년에 한번 지내는 제사는 길사(吉事)이다. 따라서 문상을 가서 절을 할 때의 공수는 남자의 경우 왼손이 오른손을 감싸야 한다. 절을 하면서 손을 모으지 않고 두 손을 바닥에 대는 것은 고두배(叩頭拜)라 하는데, 이는 임금님 앞에서나 하는 절로써 극히 삼갈 일이다.

다음으로 상사(喪事)의 부의서식에 대하여 알아보자.
지난호 경조서식(1)과 마찬가지로 봉투앞면과 물목기(속종이)를 쓰는 요령은 같으며,
내용만 틀릴 뿐이다(세로쓰기를 원칙으로 함).

겉봉투:
전면 우측상단에 ‘위(爲)‘자를 쓰고 줄을 바꾼 후
‘爲’자와 높이를 맞춰 이름과 발생한 일을 쓴다(000宅 喪次)
다시 줄을 바꿔 높이를 같게 하고
부의(賻儀)를 쓴 후
줄을 또 몇 줄 길게 바꾸고 아랫부분에
부의금을 전하는 사람의 이름(000)을 쓴 후 곡배(哭拜)라고 쓴다.

물목지 :
다섯 부분(칼럼)으로 접는데 우측 첫번째 부분은 비워둔다.
두번째 부분은 봉투 앞면에서처럼 '爲'자를 쓰고
줄을 바꾼 후 같은 높이에서 '000씨 대부인(大夫人) 喪次'라고 쓴다.
대부인은 어머니, 대부는 아버지를 이른다.
셋째 부분 우측에 봉투의 전면 중앙에 쓴 것과 같이 '謹 弔慰'라고 쓴다.
셋째 부분 좌측 하단에 부조금품의 종류와 수량을 쓴다. '부의 金 0萬원'
현금의 경우는 '整'자를 쓰지 않는다.
넷째 부분은 연월일과 자기 이름(000)을 쓴 다음 곡배(哭拜)라고 쓴다.
다섯째 부분은 첫째 부분처럼 비워 둔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그림 참조)

봉투 앞면


000댁 상차
부의
000 곡배

속종이

첫째 부분 비워 둠

000씨 대부인 상차

조위
부의 금 000만원
2005년 4월00일
000 곡배
다섯째 부분 비워둠

정중하게 이런 서식의 격식을 갖추는 것도 좋지만, 상대방을 진심으로 위로하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한 것은 말할 나위가 없겠다.
속종이에 한글로 이렇게 써도 좋겠다.
'졸지에 아버지를 잃으신 데 대하여 진심으로 위로를 드리며
삼가 명복을 빌면서 정성을 다하여 부조금 000원을 드립니다. 000 드림'

*위 경조서식은 화원 김득중선생이 지은 '실천예절개론'(교문사)의 내용에 따른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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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莊子 내편> 입니다.... 김경수05-04-031687
44  노자 <道德經> 원문 올립니다... 김경수05-04-031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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